이 이야기 역시 서울에서 1996,10,15일 김정순씨가 보내온 편지이
다.
아침에 우체국에서 부치려고 수기공모 원고지를 다 정리하고 잠을
잤습니다. 그날밤 꿈에 내가 어딜 캠프장에 갔는데 방갈로 같은 작
은 집이 있었습니다.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작은 방이 있었습니다.
그 방안에는 책상과 책장이 있었습니다. 이 집을 내가 맡아서 다른
사람 못 들어가게 열쇠로 잠그고 나왔습니다. 나와서보니 열쇠를 안
갖고 나온 것 같아 깜짝 놀라 주머니를 뒤지자 열쇠가 두개가 나왔
습니다.
안심하고 캠프장을 구경하러 다니니 한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
어 구경을 하다 깨었습니다. 동아일보에 20일 발표를 했는데 입선으
로 당선이 되었습니다. 또 하나 열쇠는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습니
다.
추신: 눈을 감으면서부터 눈 뜰 때까지 꿈을 꿉니다. 왜 그런지 궁
금합니다.
꿈속에서 열쇠를 얻는 꿈은 어떠한 곳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획
득하는 것으로 상당히 좋은 꿈이다. 아마도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이
얻지 못하는 당선이나 입선, 재물의 획득, 승진 등으로 이루어 질
수가 있다.
또한 두 열쇠 가운데 하나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.
용꿈을 꾸고 15년뒤에 중앙무대에 크게 이름을 떨친 사례가 있듯이,
가까운 장래에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 보여진다. 꿈의 실현이 길게는
20∼30여년 뒤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상당수가 있다. 대표적으로 한
평생의 운명이 예지되고 있는 태몽의 예를 들수가 있다.
또한 건강이 좋지 않으면 꿈을 많이 꾼다고 걱정을 하시는데 전혀
그렇지 않다. 꿈을 많이 꾸는 것은 그만큼 잠재의식의 활동이 활발
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앞날을 예지해준다는 점에서 오히
려 좋은 일이라 할 수가 있다.
다만, 마음과 몸이 허약할 때나 공허하고 허망할 때 허몽(虛夢)이
라 하여 꿈을 자주 꾸게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. 하지만 이 경우
의 꿈에 있어서도, 우리 신체의 이상(異常)을 예지해주고 일깨워주
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꿈으로 보아야 하겠다. 끝.
